KAI 매각, 국내 항공산업 위기 ?

2012 포스팅 자료실 2012.11.10 21:20

 

KAI 매각, 국내 항공산업 위기인가 ?

 

 

요즘 국내 항공업계가 시끌벅적하다. 다름 아닌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매각건 때문. 현재 KAI의 대주주인 정부가 민간기업에 대주주 자리를 넘기면서 업계 안팍에서 말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KAI를 민영화 하겠다는 정부 방침이 오히려 국내 항공산업을 퇴보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출처 : 월간항공 2012. 11월호, 김재한(jhkim@wasco.co.kr)

 

 

지난 1999년 10월, 정부 주도하에 삼성, 대우, 현대의 항공산업부가 통폐합되면서 출범한 KAI, 지금까지 KT-1, T-50, 수리온 등 한국을 대표하는 국산 항공기를 개발하면서 나라 안팎으로 한국의 대표 항공우주기업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그러나 KAI의 대주주인 정부가 최근 KAI 민영화를 위해 지분매각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국내 항공산업 발전에 제동이 걸릴 조짐이다. 정부가 KAI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매각을 강행하고 있지만, 정작 국내 항공산업의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말 많은 매각절차

 

 

정부가 KAI의 대주주가 된 것은 지난 2006년. 출범 당시 KAI 지분은 통폐합된 3개사가 1/3씩 보유했지만, 당시 국책은행이었던 한국산업은행의 출자, 30.5%의 지분을 보유하게 되면서 정부기관이 대주주가 됐다. 그리고 2009년 6월, 산업은행의 민영화에 따라 지금의 한국정책금융공사가 지분을 이어 받아 대주주가 됐다.

 

이런 가운데 KAI는 지금까지 국산 항공기 개발 및 국제 공동개발 참여 동의로 안정적으로 성장해왔고, 2009년에는 매출 1조원을 넘겼다. 올해 상반기 실적만 보더라도 7천 335억원의 매출액에 85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는 이전 분기보다 증가한 것은 물론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매출액은 10.3%, 영업이익은 64.9%나 늘어난 수치다. 이와 함께 지난 3월에는 에어버스로부터 국내 항공기 부품수주 역사상 최대인 12억달러 규모의 'A320 날개 하부구조물(WBP)' 독점 공급계약을 맺는 등 해외에서도 굵직한 성과들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KAI 매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부터 잡음이 들리기 시작됐다. 한국정책금융공사는 지난 2010년 8월 30일, KAI를 우리나라 항공산업 발전의 핵심기업이자 세계적인 항공기 제조사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M&A를 통해 단일 민간 지배주주체제를 만드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하면서 지분매각을 통해 새로운 주인을 찾아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정책금융공사는 보유지분 26.41% 중 11.41%를 포함해 삼성테크윈, 현대자동차, 두산이 각각 보유하고 있는 10%의 지분과 한국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0.34% 등 총 41.75%를 민간기업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매각 계획에 따라 한국정책금융공사는 지난 7월 31일 KAI 매각 공고를 발표하고, 8월 16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하기로 했다. 하지만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대한항공 단 한 곳. 이에 따라 한국정책금융공사는 인수의향서 접수기한을 예비입찰서 마감일인 8월 31일까지 연장하기로 하고 유효경쟁을 유도했다. 이는 국가계약법에 '국유재산을 매각할 때 2개사 이상이 참여해 유효경쟁이 돼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 대신 3차 입찰까지고 1개 업체만 참여하면 수의 계약으로 진행할 수 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인수의향서 접수(8월 16일) - 예비입찰서 접수(8월 31일) - 본입찰(10월)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대한항공 단독으로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면서 인수의향서 접수기간을 예비입찰 접수마감일까지 연장시킨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 예비입찰서 마감일까지도 대한항공이 단독으로 예비입찰서를 제출하면서 결국 1차 입찰은유결됐다.

 

그러던 가운데 지난 8월 30일에는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의 KAI 인수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평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업계가 술렁거렸다. 대한항공의 주채권은행으로서 재무구조개선을 유도할 수 있는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이 과도한 외부자금 조달 등을 통해 KAI를 인수할 경우 재무구조개선 준수가 곤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의 이러한 부정적인 평가가 알려지면서 KAI 매각이 주춤할 것이란 소문이 업계 사이에서 급속히 퍼졌지만, 한국정책금융공사는 9월 17일 2차 공고를 내며 재매각을 추진했다.

 

KAI 매각 일지 

 2012년 7월 31일 

 한국정책금융공사, KAI 매각 공고

인수의향서 접수(마감 : 8월 16일) 

 2012년 8월 16일 

 대한항공 단독 인수의향서 제출 

 2012년 8월 20일  

 인수의향서 접수기한 연장 및 예비입찰 공고

(마감 : 8월 31일) 

 2012년 8월 31일 

 대한항공 단독 예비입찰서 제출, 입찰 유찰 

 2012년 9월 17일  

 한국정책금융공사, KAI 재매각 공고

예비입찰서 접수(마감 : 9월 27일) 

 2012년 9월 27일

 대한항공, 현대중공업 예비입찰서 제출

 2012년 10월 5일  대한항공.현대중공업, 본입찰 적격자로 선정 
 2012년 10월

 예비실사 

 2012년 11월

 본입찰, 주식매매계약 체결

 

 

9월 27일 예정된 2차 입찰제안서 마감에는 관심이 더욱 집중됐다. 만약 2차에도 대한항공이 단독으로 입찰한다면 수의 계약으로 가는 것이 확실시 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2차 입찰에도 대한항공이 단독으로 입찰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마감 30분을 남겨두고 현대중공업이 KAI 인수전에 전격 뛰어든 것. 전문가들조차도 현대중공업의 입찰제안서 제출을 예상치 못한 만큼 그 배경에 눈과 귀가 모두 쏠렸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의 입찰 배경에 대해서는 한동안 소문만 무성했다. 특히 대한항공이 유찰을 막기 위해 현대중공업을 들러리로 세웠을 것이라는 의혹이 업계는 물론 언론들 사이에서도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항공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인수전에 참가했다고 강력하게 부인하고 나섰고, 결정적으로 한국정책금융공사가 지난 10월 5일, KAI 주주협의회 서면결의를 통해 현대중공업과 대한항공을 인수의지와 규모면에서 결격사유가 없는 본입찰 적격자로 선정하면서 소위 현대중공업의 '들러리 의혹'은 수그러졌다.

 

 

 

대한항공 vs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의 참여로 2파전이 된 KAI 인수전, 이제 관심은 누가 이 경쟁에서 승리할 것인가에 집중되고 있다. 이 가운데 대한항공은 작게나마 연관 사업을 보유하고 있고, KAI 지분 매각이 논의됐던 2003년과 2005년, 그리고 KAI 지분인수를 재추진했던 2009년 등 지금까지 KAI를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꾸준히 보여 왔다. 그리고 현대중공업은 상대적으로 건전한 재무구조와 막강한 자금력을 갖추고 잇어 그야말로 만만치 않은 경쟁이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본입찰 가격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즉 누가 본입찰에서 높은 인수가격을 제출할 것인지가 이번 인수전의 승패를 가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매각을 주관하고 있는 한국정책금융공사도 본입찰에서 가격비중이 60~70%, 나머지를 투자여력처럼 비가격 요소로 평가할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 가격비중이 중요한 판단요건이 됐다.

 

그러나 가격보다 비가격 요소에 더 중점을 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난 10월 16일, 한국정책금융공사에 대해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김재경 의원은 "통상적으로 입찰을 통해 지분 매각을 할 때 가격 대 비가격 비중을 6:4 또는 7:3을 적용하지 만, KAI는 방산업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비가격 요소의 비중을 더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즉 인수하려는 기업의 자금조달 계획이나 경영 및 재무능력, 인수되는 기업 종사자에 대한 고용 보장 등에 평가비중을 더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입찰가를 높게 써내는 기업이 유리한 자금의 평가방법을 지적한 것이다. 예컨대 지난 현대건설 매각 당시 가격 대 비가격 비율을 65:35로 설정했고, 인수가를 높게 쓴 현대그룹에 낙찰됐다. 하지만 현대그룹의 자금조달계획에 문제가 생기면서 낙찰자가 현대차그룹으로 변경된 적이 있다.

 

현재로서는 본입찰 가격이 중요한 요건이 된 만큼일부에서는 현대중공업의 승리를 조심스럽게 예견하는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기업 자산과 채무 현황 등을 볼 수 있는 재무구조를 비교하더라도 현대중공업이 대한항공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양사의 재무구조를 보면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자본은 현대중공업이 15조 2천억원대, 대한항공이 1조 9천억원대로 현대중공업이 8배가량 많은 반면, 부채 비율은 현대중공업이 104%, 대한항공은 990%로 현대중공업이 훨씬 낮다. 그리고 기업이 차입금에 의존하는 정도를 보여주는 차입금의존도도 현대중공업이 17.8%, 대한항공이 68.4%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현대중공업이 대한항공보다 투자여력이 더 많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당연히 인수가격 제시에도 현대중공업이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 한 마디로 총알이 더 많은 만큼 더 많이 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반해 대한항공은 KAI의 매각금액에 대해 지속적으로 불만을 토로해 왔다. 현 주가 수준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는 이유에서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KAI 가격이 국제 기준과 비교해 너무 높게 평가돼 있고, 현 주가 수준에서 인수가격이 결정되면 인수하기 쉽지 않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 왔다. 그리고 이런 의지는 대한항공측이 지난 10월 4일 사천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적정가격이 아니면 인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재차 확인됐다. 결론적으로 대한항공은 무리하게 KAI를 인수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현재 KAI 인수자금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1조 4000억원 내외로 추정되고 있지만, 대한항공은 9000억원 ~ 1조원 정도로 적정가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도 핸디캡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막강한 자금력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는 하지만, 항공사업 부문이 없다는 점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이번 매각에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항공분야에 노하우가 없는 기업이 지속적인 추진력을 가지고 항공사업을 이끌어 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조선업계가 장기적인 불황에 빠진 것도 불안요소다. 올해 9월까지 현대중공업의 수주액은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40.4% 감소한 131억 달러를 기록한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최근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도 실시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재경 새누리당 의원도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매각에 참여한 현대중공업은 영업이익이 줄고 있고, 계열사 기업공개(IPO) 무산으로 자금압박을 받고 있다"며 "현대중공업이 인수전에 뛰어든게 단지 유효경쟁을 성사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유독 지탄받는 대한항공

 

KAI 매각이 현대중공업과 대한항공이 맞붙은 2파전 양상으로 급변했지만, 지금까지 KAI 매각의 쟁점은 뭐니 해도 대한항공의 KAI 인수였다. 특히 대한항공의 KAI 인수는 유독 거센 반대에 부딪혀왔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대한항공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한진그룹이 현재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은 기업이라는 것이다. 재무구조개선약정은 은행 빚이 많은 주요 기업 가운데 재무구조 평가에서 불합격한 기업이 돈을 빌려준 은행들과 맺는 약속을 말한다.

 

이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하게 되면 해당 기업은 빚을 줄이기위해 보유중인 자산을 팔거나 구조조정 등을 실시해야 한다. 그래서 약정 체결 기업은 기업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새로운 투자를 아는 데도 제한을 받는다. 실제로 한진그룹은 지금까지 한진에너지 지분 매각, 유상증자, 자사주 매각, 그리고 부산 감천터미널 부지 매각도 단행했다. 하지만 부채비율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어 2009년 11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약정을 맺은 후 지금까지도 재무구조개선약정 기업으로 묶여 있다.

 

대한항공의 높은 부채비율은 더욱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었던 2009년 당시에도 부채비율이 661.5%로 높았지만,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990%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재무구조가 더욱 악화됐다. 더욱이 고유가와 경기침체로 올해 1분기에는 1천억원 가량의 적자를 냈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희망퇴직을 받았다. 이와 함께 최근 산업은행도 대한항공의 경영상황에 대해 비관적으로 평가해 올해 역시 재무구조개선약정으로부터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의 KAI 인수를 결사반대하고 있는 KAI 노조도 이점을 주목하고 있다. KAI 관리자협의회는 KAI 지분 매각을 반대하는 내용의 최근 성명서를 통해 "부채비율이 800%를 상회하는 대한항공의 부실과 만성적자의 항공기 정비 및 제조 분야의 부실이 당사와의 통합을 통해 전가되면, 이는 국내 항공산업 전반에 걸친 부실로 이어져 항공산업 전반을 취약하게 만들 것"이라고 비난했다.

 

 

 

 

대한항공이 항공우주산업 분야에서 노하우를 갖췄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이 많다. 대한항공은 항공 및 해운을 중심으로 하는 물류기업이지 항공기 제조업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대한항공은 군용기 정비, 구조물 제작 등 항공우주사업 부문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자체 수요에 의한 창정비 물량과 해외 항공기 구매에 따른 기체부품 제작 오프셋 물량 등이 주요 매출로 전체 매출의 약 4%(2010년 기준) 수준이다. 여객 및 화물 운송사업에서 거둬들이는 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96%임을 감안하면 대한항공은 사실상 운송사업이 주력인 물류기업이다. 대한항공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항공기 제작업체로 분류하는 데 무리가 있다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KAI 관리자 협의회도 "대한항공은 지금까지 항운, 육운, 해운을 통한 물류 유통 네트워크 구축을 회사의 비전으로 삼고, 단 하나의 제조사도 보유한 적이 없어 항공산업은 국가 방위산업과 직결하는 중요한 사업인 만큼 물류 전문회사가 운영하는 것은 미래 항공입국의 꿈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KAI 매각, 국감에서도 질타

 

KAI 매각건은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먼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정호준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 10월 16일, 한국정책금융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현재 KAI에 대한 매각 추진과정을 보면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매각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면서 "내년에 새 정부가 '항공우주산업'에 대한 명쾌한 발전방안을 가지고 국민적 동의 하에 추진대안을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매각과정에서 나타난 의혹으로 "정책금융공사는 4월 19일 산업은행으로부터 매각자문사 선정요청 공문을 받은 후, 어떠한 경쟁이나 심사절차도 없이 산업은행을 4월 27일 매각자문사로 선정했으며, 외국계 매각자문사 선정 역시 외부전문가라고 할 수 없는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 직원들이 참석한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선정하는 등 자의적인 판단이 개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정의원은 지적했다.

 

 

 

 

정의원은 이어 "산업은행이 8월 30일자 한진그룹 앞 발송문서를 통해 '대한항공이 과도한 외부자금 조달 등을 통해 KAI를 인수할 경우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준수하지 못할 것이 우려되어 부정적'이라는 의견을 표명했다"면서 "순차입금 14조원에, 부채비율이 800%를 넘는 대한항공으로선 인수과정에 과도한 차입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재의 매각은 대한항공을 염두에 두고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고 강조하면서 "대한항공이 KAI를 인수할 경우 사업 중복에 따라 일부 구조조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통합되더라도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항공우주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소속 김기준 의원도 이날 "KAI를 통해 국방력에서 상대적인 우위를 점할 있을 뿐만 아니라 자동차산업의 20배가 넘는 고용유발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다"며 "공공재적 성격이 강한 만큼 KAI를 사기업화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무위 소속 의원들 외에도 국방위원회 소속 김재윤 민주통합당 의원도 KAI 매각에 쓴소리를 했다. 김의원은 지난 10월 19일 종합감사에서 "KAI는 2000년 이후 공적자금 8조 6천억원, 2007~2011년 방위사업청이 자금융자 880억원을 투입하는 등 국민 혈세로 키운 기업을 재벌에게 상납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술력이나 인프라 등에서 KAI보다 우위가 증명되지 않은 대한항공에 매각하는 것을 반대한다"며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한 후 민영화해 세계 제 3위의 글로벌 제철기업이 된 포스코처럼 든든한 기간산업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김의원은 지적했다.

 

매각만 정답이 아니다

 

인수기업에 대한 자질 논쟁도 뜨겁지만, 업계 종사자들을 비롯한 항공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매각 자체를 중단하고 국영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거세다. 바로 항공산업의 특성 떄문이다. 알려진 것처럼 항공산업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데 반해, 그 성과는 오랜 기간이 지나서야 나타난다. 짧은 기간에 이윤을 극대화해야 하는 민간기업으로서는 감당 자체가 힘든 산업분야다. 현재 전 세계 많은 항공기 제작사들이 정부 소유로 있거나, 정부로부터 강력한 지원을 받는 이유다.

 

실제로 세계 주요 항공 선진국과 후발국은 항공산업을 국가가 주도하고 있다. 예컨대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이 합작한 EADS는 각국 정부 지분율이 모두 30.5%이고, 매출 기준 세계 11위 그룹인 이탈리아의 핀메카니카그룹도 정부 지분이 30%다. 이 외에 항공 후발국인 이스라엘의 IAI, 인도 HAL은 정부 지분이 100%로 설립 초기부터 국영화해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항공산업은 또 국가방위 차원에서도 중추적 역활을 한다. 특히 기술이전을 꺼리는 오늘날에는 항공기술력의 보유 여부가 자주국방 능력을 결정할 정도다. 즉 항공산업은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으면 육성이 힘든 정부주도형 사업이란 얘기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항공산업은 국가의 기술수준과 산업역량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산업이다. 이는 기체역학, 전자공학, 재료공학 등 분야별 첨단기술이 항공산업에 적용되기 때문이다. 특히 항공산업은 다양한 첨단기술이 적용되는 만큼 관련 기술 분야 발전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반대로 기계, 자동차, IT 등 다른 산업분야에서 개발된 첨단기술이 다시 항공산업에 반영되는 기술적 파급효과를 이끌어 낸다. 당연히 국가적 차원의 운영이 필요한 이유다.

 

 

 

이러한 KAI 국영화 주장에 대해서는 정치권도 공감하는 분위기다. 정무위 소속 김기준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 10월 16일 한국정책금융공사에 대해 국정감사에서 "항공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가 없을 경우 글로벌 경쟁에서 밀릴 수 있어 국영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방위 소속 김재윤 민주통합당 의원도 국정감사를 통해 "항공산업은 국가안보와 직결된 핵심방위산업이며 최첨단 종합시스템산업"이라며 "산업파급 효과가 매우 크고 타 산업에 비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인 만큼 국가 주력산업으로써 정부가 주도해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정책금융공산는 예비실사에 이어 11월 중 본입찰과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하고, 연내에 KAI 매각을 마친다는 방침이다. 계획대로라면 국내 항공산업의 미래가 숱한 의혹과 반대 속에 올해 중 결정된다는 얘기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티스토리 툴바